인가前 M&A 나선 위니아그룹, 복잡한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발목

입력 2024-03-13 08:12  

이 기사는 03월 13일 08: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위니아그룹 계열사들이 회생계획 인가 전(前) 인수합병(M&A)에 나선 가운데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원매자들은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작지 않고 정산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우려해 베팅을 꺼리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그룹은 위니아, 위니아전자,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위니아에이드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모두 회생계획안 인가전 M&A로 진행되고 있다. 위니아그룹은 앞서 경영난 악화로 계열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즉각적인 현금 유입을 위해 회생계획안 인가 전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위니아전자와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은 EY한영을 주관사로 선정해 5월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기로 했다. 위니아와 위니아에이드는 이번이 매각 재도전이다. 위니아 매각주관을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지난주 본입찰을 실시했지만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유찰됐다. 현재는 수의계약 형태로 전략을 선회했다. 위니아에이드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에 나섰다가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2차 공개매각에 나섰다. 오는 15일 입찰을 마감한다.

적극적으로 인수후보를 접촉 중이나 성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얽혀있다는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위니아가 대표적이다. 위니아전자와의 거래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3분기 누적으로 3334억원 매출을 냈는데 이중 20%(668억원)가 위니아전자와 그 종속회사에서 비롯됐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 규모는 매출을 뛰어넘는 1228억원에 달했다. 사실상 대부분이 외상으로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주채권자가 회사마다 다른 만큼 이의 없이 거래를 정리하기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니아 공매에 눈독 들였던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끝내 본입찰에 응찰하지 않은 배경이다. 이외 다른 계열사들도 내부거래 비중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매자 입장에선 정산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회사를 인수했다가 우발부채를 맞닥뜨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임의로 채무를 탕감하기엔 상대기업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배임이 될 수 있다. 이런 탓에 여러 계열사들이 동시에 매물로 나오는 그룹 인가전 M&A 사례가 성사된 적은 흔치 않았다.

결국 인가전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국 회생 단계에서 채무를 탕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웅진그룹 사례가 있다. 웅진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극동건설이 부도가 났고 1조원 넘게 연대보증을 선 지주회사 웅진홀딩스도 연쇄도산을 우려해 함께 법정관리를 택했다. 이들은 인가전 합의에 실패한 뒤 회생 단계에서 보증 채무를 탕감했다.

매각전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니아그룹의 경영 불확실성도 가중되고 있다. 위니아그룹의 임금체불액은 수백억원으로 추정된다. 위니아, 위니아전자,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등 가전계열사에서 발생한 체불액만 7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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